"당장 못 사니 전세로…" 수요 몰리며 자극받는 전셋값

출처-아이뉴스24

 

"당장 못 사니 전세로…" 수요 몰리며 자극받는 전셋값

 

 

매매 0.01~0.02% 오를 동안 전셋값 0.16~0.17% 상승
대출 규제에 이자 부담…실수요 속속 관망세 돌아선 영향
월세 수요마저 전세로 전환…공급부족 우려에 전세 강세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찮다. 서울과 경기권의 매매가 상승률은 11월 첫 주 0.01~0.02%로 소폭에 그쳤으나 전셋값은 0.16~0.17%로 훨씬 상승폭이 컸다. 전세로 우선 살면서 매수 적기를 노리는 관망세가 확산한 데다 월세 수요마저 전세로 가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KB부동산이 지난 6일 발표한 주간KB주택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는 0.00% 보합, 전세는 0.08% 상승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0.01% 보합권의 미미한 상승, 전세는 0.17% 상승했다. 경기도는 전주 대비 매매 0.02%, 전세도 0.16% 올랐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구별로 살펴보면 강서구(0.48%), 서대문구(0.38%), 광진구(0.29%), 마포구(0.28%), 영등포구(0.28%) 등이 상승했다. 경기권은 화성시(0.52%), 고양시 덕양구(0.5%), 김포시(0.42%), 과천시(0.40%), 안산시 단원구(0.33%), 수원시 팔달구(0.29%), 성남시 수정구(0.28%) 등이 고루 올랐다.

서울 전세시장의 경우 수요가 몰리면서 상승 기조가 전 지역에서 포착됐다. 지난주 10일 기준 서울은 대부분(25개 구 중 14개 구) 지역에서 전셋값이 올랐고,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곳은 없었다. △동대문(0.07%) △도봉(0.05%) △송파(0.04%) △강서(0.03%) △노원(0.03%) △영등포(0.03%) △은평(0.03%) △중랑(0.03%) 순으로 올랐다.

주요 단지의 전셋값을 보면 상승세를 체감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순수 전세 보증금 기준 서초더샵포레 전용 59.94㎡는 이달 6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 지난달 동일 면적대 매물이 4억725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약 1억3000만원 올랐다.

DMC파크뷰자이 전용 84.971㎡는 이달 8억3000만원에 신규 계약이 성사됐다. 지난달 6억5000만원, 7억원, 7억1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맺어진 것과 비교해 최고 1억8000만원이 상승했다.

영등포푸르지오 전용 84.908㎡는 이달 보증금 6억원으로 전세 물건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5억7000만원, 6월 5억5000만원, 4월 4억7000만원에 계약이 진행됐는데, 7개월 새 보증금이 1억3000만원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경우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지며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데다 저금리 시절 월세로 돌아섰던 이들마저 고금리 여파로 다시 전세로 회귀하는 등의 영향이 있다는 것이다.

내년에도 전세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전셋값이 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통해 "전세 자금 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매매 수요 축소로 인한 수요 유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방 압력을 받은 전셋값은 올 4분기에 보인 상승세가 내년에도 확대돼 2%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 주요 지역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일부 회복된 가운데, 대출 한도를 조이면 소득과 자산이 부족한 수요층부터 가격 부담감에 전세로 버티며, 시기를 관망하는 수요층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리서치팀 책임연구원은 "이사수요와 매매 여건 악화로 매수(혹은 월세 계약)에 부담을 느낀 관망 수요가 전세시장에 유입되면서 가격을 견인하고 있다"며 "공급부족 이슈가 계속해서 나오고, 비아파트 임대 시장 기피 현상이 짙어질수록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